처음 가맹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목차 9절
프랜차이즈 창업 준비의 대부분은 어느 브랜드를 할지 고르는 데 쓰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돈이 묶이고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구간은 그다음입니다. 브랜드를 정하고 상담을 받은 뒤, 계약서에 서명하기까지의 짧은 기간이지요.
이 글은 그 구간에서 받아야 하는 것과 직접 확인해야 하는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처음이라면 이 순서대로만 밟아도 나중에 후회할 일이 줄어듭니다.
1. 계약 전 14일은 권리입니다
가맹본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준 날부터 14일이 지나기 전에는 가맹금을 받거나 계약을 체결할 수 없습니다. 가맹사업법 제7조 제3항입니다. 변호사나 가맹거래사의 자문을 받았다면 7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편의를 봐주는 관행이 아니라 법이 정한 기간입니다. 정보공개서를 읽고, 인근 가맹점에 가보고, 필요하면 자문을 받으라고 준 시간입니다.
“오늘 계약하시면 가맹비를 빼드립니다” 같은 제안은 이 14일을 쓰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기간이 줄어서 유리해지는 쪽은 창업자가 아닙니다.
받은 날짜가 남게 받으세요. 이메일이나 문자로 받으면 발송·수신 시각이 기록으로 남습니다. 나중에 “언제 줬는가”가 다툼이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2. 계약 전에 받아야 하는 서류
| 서류 | 확인할 점 |
|---|---|
| 정보공개서 | 공정위에 등록된 것. 회사소개서·브로슈어는 정보공개서가 아닙니다 |
| 인근가맹점 현황문서 | 내 점포 예정지에서 가장 가까운 가맹점 10곳의 상호·소재지·전화번호 |
| 가맹계약서 | 서명 전에 전문을 미리 받아 읽을 것 |
| 예상매출액 산정서 | 가맹점 100개 이상이거나 중소기업자가 아닌 가맹본부는 제공 의무 |
정보공개서는 표지에 그렇게 적혀 있고 등록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디자인이 예쁜 브랜드 소개 자료를 정보공개서로 알고 계약한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예상매출액 산정서 제공 의무가 없는 본부라도, 수익에 관한 정보를 줄 때는 서면이어야 합니다. 상담실에서 들은 월 매출 전망은 문서로 받지 않으면 나중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료·문자·통화 내용을 남겨두세요.
3. 정보공개서에서 먼저 펴볼 곳
70가지가 넘는 항목이 들어 있어 처음 보면 어디를 봐야 할지 막막합니다. 우선순위는 이렇습니다.
- 가맹점 및 직영점 현황 — 최근 3년의 신규개점·계약종료·계약해지·명의변경 수. 숫자가 아니라 흐름을 보세요. 늘고 있는지, 문 닫는 곳이 늘고 있는지, 점주가 자주 바뀌는지.
- 가맹점사업자의 부담 — 최초 가맹금, 보증금, 기타 비용, 그리고 예치 대상 여부.
- 필수품목(구입강제품목) — 종류와 공급가격 산정방식. 2024년 법 개정으로 이 내용은 가맹계약서에도 기재되어야 하고, 본부가 가맹점에 불리하게 거래조건을 바꾸려면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차액가맹금(본부가 필수품목 공급으로 가져가는 몫)도 정보공개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영업지역 — 계약서에 지역이 어떻게 적히는지. 어떤 경우에 바뀔 수 있는지.
- 계약 해지·갱신·위약금 — 중도에 그만둘 때 얼마를 무는지.
- 가맹본부의 법 위반 이력 — 최근 3년간의 시정조치·민사·형사 내역.
4. 창업비용 표에 적히지 않는 돈
정보공개서의 창업비용은 대체로 가맹비·교육비·보증금·기타비용 중심입니다. 실제로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의 일부일 뿐입니다.
여기 들어 있지 않은 것들:
- 임차보증금, 권리금, 월세
- 실측 후 늘어나는 인테리어 추가분, 철거·전기증설·간판·소방
- 초도 물품과 집기
- 인허가 비용, 개점 전 인건비
- 개점 후 몇 달을 버틸 운영자금
마지막 항목이 특히 자주 빠집니다. 개점하자마자 계획한 매출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총 투자금을 계산할 때 6개월치 고정비를 따로 세워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5. 가맹금은 본부 계좌로 바로 보내지 않습니다
가맹비·교육비·보증금 같은 최초 가맹금은 원칙적으로 예치기관(은행)에 예치해야 합니다. 가맹사업법 제6조의5입니다. 본부가 가맹점사업자 피해보상보험 등을 체결한 경우에는 직접 받을 수 있는데, 이때는 그 증권을 확인하면 됩니다.
둘 중 어느 쪽도 아닌데 본부 계좌로 바로 송금해달라고 한다면, 그 자체가 법 위반입니다.
6. 14일을 쓰는 가장 좋은 방법 — 인근 가맹점에 가보기
인근가맹점 현황문서를 받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실제로 가서 물어보라고 주는 것입니다. 한가한 시간대에 찾아가 이렇게 물어보세요.
- 계약 전에 들었던 예상 매출과 실제 매출이 얼마나 달랐는지
- 인테리어 최종 금액이 처음 견적과 얼마나 차이 났는지
- 필수품목 가격이 오른 적이 있는지, 시중 가격과 비교하면 어떤지
- 판촉 행사 비용을 어떻게 나누는지
- 재계약 시점에 점포환경개선을 요구받았는지
- 다시 시작한다면 같은 브랜드를 고를 것인지
두세 곳만 돌아도 상담실에서 들은 이야기와 다른 지점이 보입니다. 그 차이가 이 2주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정보입니다.
7. 공시 숫자는 지난해의 기록입니다
가맹사업 공시자료는 연 1회 갱신됩니다. 본부가 전년도 실적을 이듬해에 등록합니다. 2025년에 등록된 자료는 2024년 실적입니다.
그래서 공시 지표는 오늘의 상태가 아니라 뒤늦게 도착한 기록입니다. 지난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주지만, 지금 그 브랜드가 어떤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지표가 좋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고, 나쁘다고 실패를 뜻하지도 않습니다.
숫자는 무엇을 더 물어볼지 정하는 데 쓰는 것이 맞습니다. 폐업이 늘고 있다면 왜 늘었는지, 점주가 자주 바뀐다면 어떤 사유인지를 본부에 묻는 근거가 됩니다. 답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만들어주는 자료입니다.
8. 문제가 생겼다면
-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지 못했거나 허위·과장된 정보를 받았다면, 계약 체결 전이나 체결일부터 4개월 이내에 서면으로 가맹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10조).
- 본부와 직접 해결이 안 되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등록된 정보공개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서 직접 열람할 수 있습니다.
- 계약 전 자문이 필요하면 가맹거래사나 변호사를 찾으세요. 비용이 들지만, 계약서 한 줄 때문에 나가는 돈보다 대개 적습니다.
계약 전 확인표
| 확인 | |
|---|---|
| ☐ |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받았고, 받은 날짜가 기록으로 남는다 |
| ☐ | 정보공개서를 받은 날부터 14일이 지났다 |
| ☐ | 인근가맹점 현황문서를 받았다 |
| ☐ | 가맹계약서 전문을 서명 전에 읽었다 |
| ☐ | 예상 수익에 관한 이야기를 서면으로 받았다 |
| ☐ | 필수품목의 종류와 공급가격 산정방식이 계약서에 적혀 있다 |
| ☐ | 영업지역이 계약서에 적혀 있다 |
| ☐ | 중도 해지 시 위약금 조항을 읽었다 |
| ☐ | 인근 가맹점 두 곳 이상을 직접 방문했다 |
| ☐ | 창업비용 외에 6개월치 운영자금을 따로 세웠다 |
| ☐ | 가맹금 예치 방식(예치기관 또는 보험증권)을 확인했다 |
프차체크는 공시자료를 지표로 바꿔 보여주는 곳입니다. 계약서를 대신 읽어주지도, 어느 브랜드가 좋다고 말해주지도 않습니다. 위의 목록 중에서 3번 항목의 일부를 미리 정리해두는 정도의 역할입니다.
나머지는 결국 직접 하셔야 합니다. 다만 그 2주가 있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브랜드별 폐업률·창업비용은 브랜드 찾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